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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부의 귀촌일기 작곡가 이준영 LeeZu 별세

서울부부의 귀촌일기 이준영이 42세로 세상을 떠났다. LeeZu라는 이름으로 DJMAX에 명곡을 남겼던 작곡가. 2023년 이혼 후 방랑백수라는 채널로 혼자 살았다. 

4월 25일 마지막 영상 제목이 '안녕’이었고, 설명란엔 "모든 분들 감사했고 미안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전처는 사망 전날 반려견을 부탁하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이 악플에 부서지고, 우울증과 혼자 싸우다 진 거다. "괜찮다"는 말 뒤에 숨겨진 의미를 읽어야 한다. 

서울부부의 귀촌일기, 그 채널이 갑자기 끝난 이유

서울부부의 귀촌일기. 이 채널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꽤 있을 거다. 

서울에서 살던 딩크 부부가 충남 부여로 내려가서 낡은 시골집 고치고, 동네 어르신들이랑 밥 해먹고, 강아지 고양이랑 살아가는 일상을 올렸다. 


농사를 더럽게 못 해서 오히려 그게 재밌었다. KBS 6시 내고향에도 나왔고 EBS 다큐에도 출연했다.

남편 이준영, 아내 추지현. 연애 시절부터 합치면 거의 20년을 같이 살았던 부부였다. 근데 2023년 1월, 갑자기 이혼 발표 영상이 올라왔다.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습니다.” 딱 그 한마디였다.

솔직히 나도 이 영상 봤을 때 좀 멍했다. 아니 그 부부가?

이혼 전부터 보였던 신호들

이혼 소식이 터지기 전부터 눈치챈 사람들은 있었다. 아내가 영상에 점점 안 나오기 시작했고, 올라오는 콘텐츠가 갑자기 재미없어졌다. 그때 한 구독자가 이런 글을 올렸다.


“부부사정은 다 알 수 없지만 남편분이 우울증이 깊더라구요. 최근에 아내분이 많이 출연 안한게 이유가 있었구나 했음. 안타까웠음.”

이걸 보면서 생각했다. 영상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거. 편집된 일상 뒤에 뭐가 있었는지는 당사자밖에 모른다.

초기 구독자들 사이에선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았다. 

남편이 재주 많고 입담 좋은데 깊은 우울이 안타깝다는 글도 있었고, 둘 다 편한 성격이 절대 아니었다는 글도 있었다. 아니 근데 20년을 같이 살다가 헤어지는 게 쉬운 결정이었겠냐. 그 안에 얼마나 많은 게 쌓였으면 그랬겠나.

이혼 후, 방랑백수라는 이름으로 혼자 살았다

이혼 후 이준영은 '방랑백수’라는 개인 채널을 만들었다. 


혼자 여행 다니고, 반려견 보미랑 지내는 모습을 올렸다. 여사친이라는 사람과 동남아 여행을 하는 영상도 올라왔는데, 침대 하나짜리 숙소에서 여사친이라고 강조하던 게 사람들 사이에서 말이 좀 돌았다.

전처 추지현은 하동에서 가게를 하고 강의도 하면서 잘 지내는 것 같았다. 반려동물들과 함께하는 일상을 '추흥벨dol강’이라는 채널에 올리고 있었고, 이혼 후 오히려 더 부지런해 보였다는 반응이 많았다.

근데 나도 솔직히 이건 좀 생각하게 된다. 겉으로 잘 지내는 것처럼 보여도 안에서 무너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거. 이준영이 딱 그런 케이스였던 거 같다.

4월 25일, 마지막 영상 제목이 '안녕’이었다

2026년 4월 25일. 이준영은 방랑백수 채널에 '안녕’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하나 올렸다. 작사, 작곡, 편곡, 노래, 연주, 녹음, 믹싱, 마스터링까지 전부 혼자 했다. 영상 설명에는 이 한 줄이 적혀 있었다. 

“모든 분들 감사했고 미안합니다.”


그리고 약 나흘 뒤인 4월 29일, 4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혼자였다. 이틀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이거 보고 한참 멍때렸다. 그 영상이 올라왔을 때 불안해했던 팬들이 있었다는데, 아무도 막지 못했다.

전처가 라이브에서 울면서 한 말

5월 4일, 전처 추지현이 자신의 채널에서 라이브 방송을 켰다. 고인의 반려견 보미를 안고 나왔다.

“보미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오늘 보미를 데리고 왔다.”
“우울증이 심했던 것 같다. 스스로 못 견뎠으니까 그랬을 거다.”
“밉고 꼴 보기 싫어서 이혼했지만 그래도 20대와 30대를 같이 보낸 사람이다. 갑자기 공허해지는 기분이다.”

그리고 사망 전날의 이야기를 했다. 이준영이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몸이 너무 안 좋아서 혹시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보미를 부탁한다.” 
추지현은 당연히 데려오겠다고, 건강이 안 좋아지면 연락하라고 답했다. 
근데 그날 그렇게 갔다고.

“아마 보미를 내가 데리고 가겠다는 말이 좀 안심됐었나.”

아니 근데 내가 이 입장이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이혼한 전 배우자한테 연락이 와서 반려견 부탁한다고 하면. 그게 마지막 인사라는 걸 알 수 있었을까. 솔직히 나도 몰랐을 것 같다.

섬세한 사람이 악플에 부서지는 건 순식간이다

추지현은 방송에서 이런 말도 했다.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이었다. 댓글과 악플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

이준영은 원래 작곡가였다. LeeZu, DEVA, P.레미 같은 이름으로 리듬게임 DJMAX 시리즈에 곡을 넣었던 사람이다. 

‘The Guilty’, ‘Burn It Down’ 같은 곡은 리듬게임 해본 사람이면 안다. 게임 음악이라고 대충 만든 게 아니라, 진짜 음악 하는 사람이었다.

근데 이런 사람들이 유독 위험하다. 감수성이 뾰족한 만큼 상처도 깊게 받는다. 보통 사람은 악플 보면 뭐 저런 놈이 다 있나 하고 넘기는데, 이런 성격의 사람한텐 그게 칼이 된다. 한번 꽂히면 잘 빠지지도 않는다.

솔직히 나도 이건 좀 화가 난다. 

사람 한 명 살면서 얼마나 힘들면 그런 선택을 했겠냐는 거. 키보드 뒤에 숨어서 던진 말 한마디가 누군가한텐 그날 하루를 버틸 수 없게 만드는 거다.

남겨진 것들, 보미 그리고 '안녕’이라는 노래

추지현은 보미를 데려왔다. 기존에 키우던 동물들과 함께 보미도 책임지겠다고 했다. “보미가 아빠만 좋아했는데 어떻게 보미만 두고 가나. 그 정도로 힘들었으면 내게 연락을 하지 그랬나.” 이 말 뒤에 울음을 참지 못했다고 한다.

이준영이 마지막으로 남긴 곡 ‘안녕’. 작사부터 마스터링까지 전 과정을 혼자 해서 올렸다. 어떤 마음으로 그걸 만들었을까는 감히 추측하지 않겠다. 다만 그 곡이 지금 그를 기억하는 유일한 새 음악이 됐다는 건 사실이다.

이 글을 쓰면서 자꾸 생각나는 게 있다. 힘든 사람이 "괜찮다"고 할 때, 그 말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는 거. "몸이 안 좋다"고 할 때, "반려동물 부탁한다"고 할 때. 그게 작별 인사일 수 있다는 거.

우울감이나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으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번으로 연락할 수 있다. 24시간 전문가가 대기하고 있다.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도 있다.

 Q&A

Q1. 서울부부의 귀촌일기 이혼 이유가 뭐였나?

공식적으로 밝혀진 구체적 이유는 없다. 2023년 1월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는 내용만 영상으로 전했다. 다만 이준영의 우울증이 깊었다는 점, 아내의 영상 출연이 줄었던 점, 둘의 성격 차이 등이 구독자들 사이에서 언급됐다.

Q2. 이준영 사망 원인은 뭐였나?

전처 추지현은 라이브 방송에서 "우울증이 심했던 것 같다. 스스로 못 견뎠으니까 그랬을 거다"라고 말했다. 사망 전날 반려견을 부탁하는 메시지를 보냈고, 2026년 4월 29일 42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Q3. 이준영이 마지막으로 남긴 영상은?

4월 25일 유튜브 채널 방랑백수에 올린 '안녕’이라는 자작곡 영상이다. 작사, 작곡, 편곡, 노래, 연주, 녹음, 믹싱, 마스터링 전 과정을 혼자 했고, "모든 분들 감사했고 미안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Q4. 전처 추지현은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나?

하동에서 가게를 운영하며 반려동물들과 생활하고 있다. 이준영 사망 후 반려견 보미를 인수했고, '추흥벨dol강’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Q5. DJMAX에서 이준영이 만든 대표곡은?

LeeZu, DEVA, P.레미 등의 이름으로 DJMAX TECHNIKA 2의 ‘The Guilty’, ‘Burn It Down’ 등을 작곡했다. 'Love is Beautiful’에서는 기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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