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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원 남편 구속기소, 주가조작 전부 드러난 이유


양정원 남편이 구속기소됐다. 혐의는 코스닥 주가조작이랑 경찰 뇌물. 영화 '작전’의 주인공이라 자칭하는 시세조종 전문가, 대신증권 현직 부장이랑 손잡고 1,900원짜리 주식을 4,100원까지 올렸다.

캐리어에 현금 30억 넣어서 증권사 사무실로 보낸 게 CCTV에 찍혔다. 공범이 배신해서 하한가 찍히니까 전직 축구선수까지 영입했는데, 결국 내부자 한 명이 리니언시로 자수하면서 전부 무너졌다.

아내 필라테스 사기 수사 무마하려고 경찰한테 룸살롱 접대까지 한 게 같이 잡혔다. 서로 못 믿어서 뒤통수 치고, 한 명이 먼저 신고하면서 전원 적발. 이 판에 신뢰는 처음부터 없었다.

필라테스 사기 고소가 어떻게 주가조작까지 이어졌나


2024년 7월, 필라테스 학원 가맹점주들이 양정원을 고소했다. 강사를 직접 파견해주겠다더니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아무나 뽑아 보냈고, 기구도 약속과 달랐다는 게 피해자들 주장이었다. 서울 강남경찰서가 사건을 맡았다.

그런데 이 사건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처리됐다. 여기서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양정원 남편 이씨가 평소 친분이 있던 경찰청 소속 경정을 통해 강남서 수사1과 팀장 송모 경감에게 접근한 정황이 나중에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씨는 두 차례에 걸쳐 룸살롱 접대를 했다. 1인당 60만 원씩, 한 회에 200만 원 넘는 유흥주점 향응이었다. 금품도 따로 건넸다. 아내 사건을 무마하려고 경찰한테 돈을 쓴 거다.

남편은 대체 뭘 하는 사람이길래

이씨는 '재력가’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그 재력의 출처가 문제였다. 검찰이 주가조작 혐의를 수사하다가 뇌물공여 정황까지 함께 잡아낸 건, 이씨의 돈줄과 인맥이 한 뿌리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이씨는 시세조종 전문가 김모씨, 당시 대신증권 현직 부장 전모씨와 손을 잡았다. 김씨는 주변에 자기가 2009년 영화 '작전’의 실존 모델이라고 떠벌리고 다닌 인물이었다. 

영화 '작전’은 주식시장에서 세력이 주가를 쥐락펴락하는 과정을 그린 건데, 김씨는 그걸 자기 이력서처럼 쓰고 다녔다.

이씨가 이끄는 조직은 검찰 수사 기록에 'O패밀리’로 등장한다. 

O패밀리는 현금, 차명계좌, 대포폰을 대고 허위 호재를 퍼뜨리는 역할까지 맡았다. 쉽게 말하면 주가를 올리는 데 필요한 모든 도구와 인력을 공급하는 팀이었다.

캐리어에 현금 30억을 넣어서 증권사 사무실로 보냈다

범행 구조는 이랬다. 김씨가 기획하고, 대신증권 부장 전씨가 실행했다. 전씨가 '선수’라는 직함을 달고 직접 매매 버튼을 눌렀다. 

증권사 현직 간부가 시세조종에 참여한다는 사실 자체가 다른 공범들을 끌어들이는 미끼였다. "증권사 부장이 직접 하는데 안 걸리겠냐"는 논리였다.


이씨 측은 현금 30억 원을 캐리어에 담아 전씨가 근무하는 증권사 사무실로 직접 전달했다. 검찰이 공개한 CCTV 장면에 그게 찍혀 있었다. 캐리어를 열었더니 현금 다발이 빼곡했다.


이 돈과 차명계좌, 대포폰으로 2024년 1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작전이 진행됐다. 목표는 단순했다. 1,900원짜리 주식을 7,000원 이상으로 올린 다음 팔아서 수익을 반반 나누는 것.

통정매매가 뭔지, 왜 개미가 호구가 되는지


통정매매는 서로 짜고 치는 거래다. 

A가 1,000원에 팔 테니 B가 1,000원에 사라, 이런 식으로 가격과 시점을 미리 정해놓고 거래하는 거다. 겉으로는 정상적인 매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 편끼리 돈을 주고받는 것에 불과하다.

가장매매는 아예 같은 사람이 팔고 사는 척하는 거다. 

혼자 양쪽 역할을 다 하면서 거래량이 많은 것처럼 꾸민다. 주식 앱에서 이 종목의 거래량이 갑자기 400배로 뛰면 “뭔가 있나?” 싶어서 일반 투자자들이 달려든다. 그게 노림수다.

이들은 통정매매와 가장매매를 265회, 시가보다 비싸게 사는 고가매수 주문을 1,339회 넣었다. 총 289억 원어치 주식이 오갔고, 그 과정에서 14억 원을 챙겼다. 

원래 목표는 훨씬 컸는데, 뒤통수를 맞아서 14억에서 멈춘 거다.

작전이 무너진 이유, 공범의 배신

2025년 1월 14일 종가 1,926원이던 주가는 한 달여 만에 4,105원까지 올랐다. 거래량이 400배로 뛰었다. 계획대로라면 7,000원 넘게 올려서 팔아치울 참이었다.


출처 : 대신증권 부장이 '작전'한 D사가 '듀오백'? < 증권금융 < 기사본문 - 데일리브리프

그런데 3월 14일, 김씨 쪽 공범 하나가 예고 없이 보유 주식을 전부 던졌다. 주가가 하한가를 찍었다. 검찰 표현을 빌리면 "서로 믿지 못해 뒤통수를 치다가 결국 실패한 것"이었다.

김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주가를 다시 올리겠다며 K리그 출신 전직 축구선수를 새로운 '시세조종 선수’로 영입했다. 축구선수가 주가조작 현장에 들어온 거다. 

이 사람은 추가 매수세를 유입시키고, 자기 인맥을 동원해 주식을 떠받치는 역할을 했다.

한 명이 자수하면서 전부 무너졌다

이 사건이 터진 건 내부자의 자수 때문이었다. 일당 중 한 명이 대검찰청에 '리니언시’를 신청했다.



리니언시는 원래 기업끼리 담합했을 때 먼저 자수하면 처벌을 깎아주는 제도였다. 2024년 1월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주가조작 같은 시세조종 범죄에도 처음 적용됐다. 

쉽게 말해 "나 이 짓에 끼어 있었는데 먼저 말하면 형량 깎아주는 거 맞죠?"라고 신고하는 거다. 이번이 시세조종 분야에서 리니언시가 실제로 작동한 첫 번째 사건이었다.

검찰은 이 신고를 받고 전담팀을 꾸렸다. 대신증권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 자택을 뒤졌다. 압수수색부터 기소까지 2개월 10일이 걸렸다. 주가조작 사건 치고는 빨랐다.

수사무마까지 엮인 이유, 돈이 같은 곳에서 나왔으니까

주가조작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씨의 돈 흐름이 드러났다. 그러다 보니 경찰에게 건넨 뇌물 정황까지 같이 잡혔다. 주가조작으로 번 돈, 작전에 쓴 돈, 경찰 접대에 쓴 돈이 전부 한 주머니에서 나온 셈이다.

검찰은 올해 3월 강남경찰서를 압수수색했다. 4월 22일 이씨를 뇌물공여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향응을 받은 송 경감은 아직 기소되지 않았지만 검찰은 "계속 수사 중"이라고 했다. 

양정원 본인도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남편의 주가조작 과정에서 양정원 역시 해당 주식을 거래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한다.

양정원은 경찰 출석 당시 "혼자 3살 아기를 키우고 있어 힘든 상황"이라고 했고, "남편 일은 거의 몰랐다"고 했다. 억울하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누가 피해자인가

14억 원의 부당이득. 숫자만 보면 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 14억은 공중에서 생긴 돈이 아니다.

1,900원짜리 주식이 갑자기 거래량 400배를 찍으면서 4,000원대까지 올랐을 때, "이 종목 뭔가 있다"고 생각하고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이 있었다. 

공범이 배신해서 하한가를 찍었을 때 그 폭탄을 맞은 건 그 사람들이다. 작전 세력이 빠져나간 자리에 남은 건 물린 개미들뿐이다.

검찰이 "부당이득은 물론 시세조종에 쓴 원금 30억까지 전부 몰수하겠다"고 한 건 그래서다. 남부지검에 새로 생긴 범죄수익환수부가 불법자산을 동결한 상태다. 해외로 도주한 공범 1명은 지명수배됐다.

주가조작 사범 3명 구속기소, 공범 6명 불구속 및 약식기소. 

영화 '작전’의 자칭 주인공은 결국 현실에서 구속됐고, 증권사 부장은 직장과 자유를 동시에 잃었고, 인플루언서 남편은 아내 사건 무마하려다 본인까지 같이 넘어갔다. 

서로 믿지 못해 뒤통수를 치고, 한 명이 먼저 자수하면서 전부 무너진 구조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판에 신뢰라는 건 없었다.

Q&A

Q1. 양정원 남편이 구속된 혐의가 정확히 뭔가?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 금융실명법 위반, 뇌물공여.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차명계좌로 조작한 혐의와 아내 필라테스 사기 사건 수사를 무마하려고 경찰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다.

Q2. 리니언시가 뭔가?

주가조작 같은 범죄에 가담한 사람이 먼저 자수하면 형벌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원래 기업 담합에만 쓰이다가 2024년 1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시세조종에도 적용됐고, 이번이 첫 적용 사례다.

Q3. 양정원 본인도 수사 대상인가?

현재 참고인 신분이다. 검찰은 이씨의 주가조작 수사 과정에서 양정원도 해당 주식을 거래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필라테스 사기 건은 별도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Q4. 피해 규모가 14억이면 적지 않나?

원래 목표는 주가를 7,000원 이상까지 올려 훨씬 큰 수익을 노렸지만 공범의 배신으로 중간에 실패했다. 14억은 확인된 최소 부당이득이고, 이 과정에서 289억 원 규모의 비정상 거래가 발생해 일반 투자자들이 입은 손실은 별도다.

Q5. 전직 축구선수는 왜 끼어 있나?

공범이 배신해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한 후, 주가를 다시 올릴 '시세조종 선수’로 K리그 출신 축구선수가 영입됐다. 추가 매수세를 넣고 인맥을 동원해 주식을 떠받치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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