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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피해지원금 주유소에서 못 쓴다고? 수도권은 겨우 12%만 사용 가능


고유가 피해지원금 주유소 42%만 사용 가능, 수도권은 겨우 12%라는 현실

고유가 피해지원금 주유소에서 쓸 수 있는 곳이 전국 42%, 수도권은 12%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기름값 때문에 주는 돈인데 기름을 못 넣는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SNS와 커뮤니티에서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다.


4월 21일,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실이 전국 17개 지자체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가 공개됐다. 

전국 1만 752개 주유소 중 지역사랑상품권 가맹 주유소는 4,530개뿐이었다. 

가맹 비율 42%. 10곳 중 6곳에서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는 셈이었다.



수도권은 더 심각했다. 

경기도 8.7%, 인천 19%, 서울 22.9%로 수도권 전체 평균 11.7%였다. 울산은 아예 0%였다. 

조례에서 주유소를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에서 빼버렸기 때문이었다. 

109만 울산 시민은 제도적으로 주유소에서 지원금을 쓸 길이 완전히 막혔다.

 

이 뉴스가 퍼지자 반응은 하나로 수렴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라면서 기름 한 방울 못 넣는 상품권을 나눠주는 게 말이 되냐.” 

커뮤니티에서는 “이게 진짜 고유가 지원이냐 동네 마트 지원이냐” 같은 글이 쏟아졌고, SNS에서는 "이름값 못하는 지원금"이라는 문구가 돌아다녔다. 

한 기사의 댓글란에는 "기름 넣으러 경기도에서 전북까지 가야 하냐"는 비꼬는 댓글이 수천 개의 공감을 받았다.

 

이전에 이 문제의 구조와 형평성 논란을 정리한 글이 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대상 및 지급 기준 논란에서 건보료 시차 문제부터 주유소 사용 제한까지 핵심이 담겨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왜 주유소만 유독 빠지는 건가


핵심은 연매출 30억 원이라는 기준이다.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 등록 조건이 연매출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인데, 주유소는 유류 단가 자체가 높아서 웬만한 곳은 다 30억을 넘긴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평균 연매출이 30억 원을 훌쩍 넘는다고 한다. 

편의점이나 동네 식당과 같은 잣대를 주유소에 들이대면 당연히 대부분 탈락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 기준이 원래 소상공인 보호 목적으로 만들어진 거라는 점이다. 

주유소 매출 30억은 다른 업종 매출 30억과 전혀 다르다. 

유류는 원가 비율이 90%를 넘기 때문에 매출이 높아 보여도 실질 마진은 극히 적다. 

매출액만 보고 "대형 사업자"로 분류하는 것 자체가 주유소 업종의 특성을 완전히 무시한 기준이었다.
 

행안부는 왜 고집을 부리는 건가


4월 22일, 행정안전부가 공식 입장문을 냈다. 

“연 매출액이 높은 주유소에서 일괄 사용을 허용하면 영세주유소가 오히려 어려워진다.” 

그리고 "지원금이 주유소에만 집중되면 골목상권 전반에 대한 지원이라는 정책 취지가 훼손된다"고 했다.
 

정리하면, 행안부의 논리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대형 주유소에 돈이 몰리면 동네 작은 주유소가 피해를 본다는 것. 

다른 하나는 기름값에만 지원금이 쓰이면 골목상권 활성화라는 원래 목적이 흐려진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논리에는 맹점이 있다. 이름이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다. 

고유가 때문에 피해를 입은 국민을 돕겠다는 돈이다. 

그런데 그 돈으로 기름을 넣지 못하게 하면서 "골목상권 활성화"를 말하는 건 이름과 목적이 어긋난다. 

커뮤니티에서 "그러면 이름을 골목상권 활성화 지원금으로 바꿔라"는 글이 올라온 건 당연한 반응이었다.
 

경기도 주민은 대체 어디서 기름을 넣으라는 건가


수도권이 특히 심각한 이유가 있다. 

수도권은 인구 밀도가 높고 주유소 규모도 크다. 

하루 판매량이 지방보다 월등히 많으니 연매출 30억 원을 넘기기가 훨씬 쉽다. 

경기도는 전체 주유소 중 8.7%만 가맹 등록이 됐다. 

경기도 인구가 약 1,400만 명인데, 이 사람들이 지원금으로 기름을 넣으려면 100곳 중 9곳도 안 되는 주유소를 찾아 다녀야 한다는 뜻이다.

 

현실적으로 차를 끌고 사용 가능한 주유소를 따로 검색해서 찾아가야 한다. 

기름값 아끼려고 받은 지원금인데 그 지원금 쓰려고 기름을 더 태우는 꼴이다.

SNS에서 돌아다니는 "기름 넣으러 기름 태운다"는 한 줄이 이 상황을 정확하게 요약했다.
 

지역별 격차가 이렇게 심해도 되는 건가


전북은 가맹률 87.2%다. 

전남 66.3%, 경북 63%, 강원 58%. 반면 수도권은 11.7%, 부산 20%, 대전 26%, 울산 0%. 

같은 나라에서 같은 지원금을 받는데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지역마다 이렇게 다르다.



추경 합의 당시 비수도권 거주자에게 5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한 건 수도권과의 물가 차이를 반영한 조치였다. 

그런데 정작 수도권 주민은 지원금으로 기름도 못 넣고, 비수도권은 추가 금액까지 받으면서 주유소 사용도 훨씬 자유롭다. 

형평성 논란이 안 나올 수가 없는 구조다. 

이 추경의 전체 구조와 지급 기준은 고유가 피해지원금 추경 26.2조 합의, 3,256만 명에게 최대 60만원이 간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8년에도 2020년에도 똑같았는데 왜 또 이러는가


한국 정부 지원금 역사에서 이 패턴은 복사 수준으로 반복됐다. 

2008년 유가환급금 때도 경차 모는 서민이 빠졌다가 뒤늦게 포함됐고, 2020년 긴급재난지원금은 건보료 기준으로 줄을 세우다 맞벌이와 홑벌이 간 형평성 논란이 터졌다. 

매번 "빠르게 뿌려야 한다"는 명분 아래 기준을 대충 긋고, 빠진 사람들이 들고일어나면 그때서야 이의신청을 받겠다고 한다. 

이번에도 그 수순을 정확히 밟고 있다.

 

결국 이 문제의 본질은 단순하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라는 이름을 붙여놓고 주유소에서 못 쓰게 만든 건, 정책의 이름과 실질 목적이 다르다는 뜻이다. 

기름값 때문에 힘든 사람한테 기름을 넣게 해주거나, 아니면 이름을 바꾸거나.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



행안부가 "정책 취지 유지"를 고수하겠다고 한 만큼, 당장 제도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 

결국 지원금을 받으면 동네 마트나 식당에서 쓰고, 기름값은 따로 내야 하는 게 현실이다. 

받을 수 있는 건 챙기되, 이게 진짜 "고유가 대책"인지는 각자 판단할 몫이다.

Q&A


Q1. 고유가 피해지원금으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수 있나?

연매출 30억 원 이하 주유소에서만 가능하다. 전국 기준 42%만 가맹돼 있고, 수도권은 12% 수준이다. 울산은 조례로 주유소 자체가 제외돼 0%다.

Q2. 경기도에서 지원금으로 기름 넣을 수 있는 주유소를 어떻게 찾나?

지역사랑상품권 앱에서 가맹점 검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경기도 가맹률이 8.7%로 가장 낮아 근처에 가맹 주유소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Q3. 행안부가 주유소 매출 기준 예외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나?

4월 22일 행안부가 공식적으로 "기존 원칙 유지"를 밝혔다. 단기간 내 제도 변경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Q4. 주유소 연매출 30억 원이면 실제로 많이 버는 건가?

주유소는 유류 원가 비율이 90%를 넘어 매출 대비 마진이 극히 적다. 연매출 30억 원이어도 실제 순이익은 다른 업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다.

Q5.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언제부터 지급되나?

4월 27일부터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에 우선 지급되고, 5월 18일부터 일반 대상자 지급이 시작된다. 7월 17일까지 신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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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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