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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폭행 초등학생, 용인에서 또 터졌다

묻지마 폭행 용인에서 또 터졌다

2026년 4월 1일 오후 2시 25분, 경기 용인시 수지구 한 초등학교 앞.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걸어가던 10살 남자아이의 배를 40대 남성이 발로 걷어찼다. 아이와 남성은 서로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이였다. 지나가던 행인이 목격하고 신고했고, 아이 어머니가 현장에 달려와 다시 경찰을 불렀다. 

경찰은 1시간 30분 뒤 남성의 집에서 그를 잡았다. 그런데 유치장이 아니라 병원으로 보냈다.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고, 다른 사람을 또 해칠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이 40대 남성 A씨는 응급입원 치료를 받은 뒤, 4월 25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수원지검에 불구속 송치됐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조차 무섭다”, “정신질환이면 다 면죄부냐”, "불구속이 말이 되냐"는 반응이 쏟아졌다. 이건 단순히 한 건의 사건이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그 구조를 따라가 본다.

한두 번이 아니었다, 초등학생 묻지마 폭행 


이번 용인 사건 이전에도 비슷한 일은 꾸준히 있었다.

  • 2022년, 인천에서 50대 남성이 초등학생만 골라 묻지마 폭행을 저질렀다. 구속기소 후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 2024년, 충북 청주에서 과거 묻지마 폭행 피해자였던 30대가 같은 방식으로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때렸다.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나왔다. 
  • 2025년, 수원에서는 햄버거 가게에서 일면식 없는 초등학생과 어머니를 폭행한 30대가 재판에 넘겨졌다. 
  • 그리고 2026년 4월, 용인.

가해자는 대부분 정신질환 이력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이었다. 피해자는 저항할 수 없는 아이들이었다. 처벌은 집행유예에서 징역 10개월 사이를 오갔다.

 


왜 잡아도 또 나오고 또 때리는 건가

정신질환 범죄자의 재범률은 65%다. 국립법무병원이 2024년 통계를 기반으로 발표한 수치다. 세 명 중 두 명은 다시 범죄를 저지른다는 뜻이다. 

진주 방화살인 사건의 안인득도 처음에는 이웃과 사소한 다툼이었다. 치료 없이 방치되면서 결국 23명의 사상자를 낸 참사로 번졌다.

구조는 이렇다. 

  • 정신질환자가 범죄를 저지르면 경찰이 응급입원 조치를 한다.
  • 병원에서 일정 기간 치료를 받는다. 
  • 상태가 안정되면 퇴원한다. 
  • 퇴원 이후 관리는 사실상 가족 몫이다. 
  • 약을 먹는지, 외래 진료를 다니는지, 누가 확인하지 않는다. 
  • 조현병 살인범의 73%가 약물 치료를 중단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는 국립법무병원 자료가 이 구조의 허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국경제는 "조현병 환자 퇴원하면 관리 끝, 강력범죄 비극의 시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 한 줄이 현재 시스템의 전부다.


 

정신질환이면 처벌을 안 하는 건가

안 하는 건 아니다. 다만 약하게 한다. 형법 10조에 의하면, 범행 당시 사물을 분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경우 형을 줄일 수 있다. 이것이 '심신미약 감경’이다.

이 조항 때문에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에 100만 명이 몰렸다. "심신미약 감형 폐지하라"는 요구였다. 

20건이 넘는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통과된 것은 없었다. 정신건강 전문의 단체도 "정신질환과 심신미약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며 감형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법은 바뀌지 않았다.

이번 용인 사건에서 40대 A씨는 불구속 송치됐다. 구속 수감이 아니라 재판을 받으러 다니면 되는 상태라는 거다. 아이의 배를 발로 걷어찬 사람이.

가족한테만 떠넘기면 이건 끝이 안 난다

현재 한국에서 정신질환자의 입원과 퇴원은 대부분 보호의무자, 즉 가족의 판단에 달려 있다. 국가가 강제로 입원시킬 수 있는 경로가 사실상 막혀 있다. 

2017년 정신건강복지법이 개정되면서 비자의 입원 요건이 까다로워졌고, 그 결과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퇴원하는 사례가 늘었다. 전체 범죄에서 정신질환자 비율이 2018년 0.46%에서 2021년 0.62%로 오른 배경이기도 했다.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는 "강제입원 권한을 국가가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족에게 책임을 떠넘겨놓고, 사건이 터지면 가족 탓을 하는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법무부가 준비 중인 '사법입원제도’가 시행되면 일부 해소가 가능하겠지만, 아직 법안 단계다.

엄벌이 답인가, 치료가 답인가

솔직히, 둘 다 답이 아니었다. 

한겨레는 "무차별 범죄 원인이 제각각인데 일률적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엄벌 만능주의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문화일보 보도처럼 "상습 폭행해도 약한 처벌이 정신질환 범죄를 더 키운다"는 지적도 사실이다.

2023년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전체 정신적 장애 피의자 중 강력범죄를 저지른 비율은 6.2%로 일반인의 강력범죄 비율 1.9%보다 3배 이상 높았다. 

그렇다고 정신질환자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는 건 명백한 편견이다. 대다수의 정신질환자는 범죄와 무관하다. 다만 치료가 중단되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소수가, 반복적으로 사건을 일으키는 구조가 문제다.

미국은 1980년대 외로운 늑대형 총기난사가 시작됐고, 일본은 2000년대 히키코모리 범죄가 터졌다. 한국의 묻지마 범죄도 같은 맥락이다. 사회 구조가 빠르게 해체되면서 적응에 실패한 사람들의 소외가 폭발하는 시기에, 이런 범죄가 급증한다.

내 아이 하교길, 진짜 안전한 건가


정부는 2025년 '어린이 등하굣길 안전확보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학교 주변 250곳에 CCTV를 추가 설치하고, 아동 관련 112 신고를 최우선 출동으로 분류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 용인 사건에서 경찰이 가해자를 검거하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 30분이었다. CCTV가 있어도, 최우선 출동이어도, 아이가 맞는 순간을 막아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이 사건은 시스템의 빈틈에 아이들이 서 있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거다. 잡고, 입원시키고, 풀어주고, 다시 잡고. 이 순환이 끊어지지 않는 한, 다음 피해자는 또 나온다. 그 피해자가 내 아이가 아니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이 글을 읽는 사람의 몫이다. 다만, "또 이런 일이"라고 말하고 넘기기엔 반복의 간격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관련 기사 원문 참고 - 용인 초등생 묻지마 폭행 40대 입건(노컷뉴스)

Q&A


Q1. 이번 용인 사건 가해자는 왜 불구속 송치됐나?

A씨는 정신질환 증세가 심해 검거 직후 응급입원 조치됐고, 입원 치료 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수원지검에 불구속 송치됐다. 구속 요건(도주 우려, 증거인멸 우려)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경찰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Q2.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범죄는 무조건 감형되나?

아니다.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감경이 가능하지만, 정신질환 진단 자체가 자동으로 감형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 법원이 범행 당시의 판단 능력을 개별적으로 심리해서 결정한다.

Q3. 응급입원 후 퇴원하면 재범을 어떻게 막나?

현재로서는 사실상 막을 수단이 부족하다. 퇴원 후 약물 복용 여부나 외래 진료 이행을 강제할 법적 근거가 미약하고, 관리 책임이 가족에게 맡겨져 있다.

Q4. 묻지마 폭행에서 아이를 보호할 현실적인 방법이 있나?

등하교 시 보호자 동행, 학교 주변 안심 귀가 서비스 활용, 아이에게 위험 상황 시 큰 소리로 도움 요청하는 훈련이 현실적이다. 다만 가해자의 돌발 행동 자체를 예방하는 건 개인 차원에서 한계가 있다.

Q5. 정신질환자 범죄를 줄이려면 어떤 제도가 필요한가?

법무부가 추진 중인 사법입원제도, 퇴원 후 의무적 외래 진료 연계, 지자체와 경찰과 의료기관 간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 등이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핵심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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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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