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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 고문 무속인 감형, 3시간 고문했는데 7년이라고?

숯불 고문 무속인 감형, 무기징역이 7년 된 진짜 이유가 이거였다

2024년 9월, 인천 부평의 한 음식점에서 30대 여성이 철제 구조물에 결박된 채 3시간 동안 숯불 열기에 그을려 숨졌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이모이자 80대 무속인이었다. 

숯불 고문 무속인 사건은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지만, 2026년 4월 21일 항소심에서 징역 7년으로 대폭 감형됐다. 

공범 6명도 징역 10~25년에서 전원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온라인에서는 "판사들 제정신이냐"는 반응이 폭발했다.


 

조카를 떠나지 못하게 만든 40년짜리 가스라이팅 구조

이 사건의 뿌리를 파면 단순한 '괴이한 무속 의식’이 아니었다. 

무속인 심씨는 1986년부터 약 40년간 "굿과 공양으로 현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자기 자녀와 신도들을 정신적으로 지배해 왔다. 자녀들에게는 외부인과 관계 맺는 것을 금지했고, 결혼도 시키지 않은 채 노동을 시켜 자신의 대출금을 갚게 했다.

피해자의 어머니, 즉 심씨의 친동생도 이 무속 신앙을 믿고 있었다. 심씨는 동생에게 "딸이 전생에 아빠와 연인이었고 엄마를 죽이려는 마음이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해서 부모를 울릉도로 이사시켰다. 

부모와 완전히 분리된 피해자는 전화 한 통 자유롭게 하지 못하며 음식점에서 강제 노동을 했다.
숯불 고문 사건, 그날 3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타임라인을 정리하면 이렇다.

2024년 여름, 피해자가 높은 업무 강도를 견디지 못하고 음식점을 뛰쳐나갔지만 붙잡혀 돌아왔다. 같은 해 9월, 피해자가 다시 "가게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심씨는 경제적 이유로 피해자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9월 18일, 심씨는 "모친을 죽이고 싶어하는 악귀를 제거해야 한다"며 자녀와 신도를 동원해 철제 구조물을 제작했다. 



오후 3시 49분, 피해자를 구조물 위에 엎드린 채 결박했고 합판으로 음식점을 가렸다. 아래 대야에 불붙은 숯을 교대로 계속 넣었다.

피해자는 "뜨겁다, 잘못했습니다"라며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옷을 가위로 잘라 맨살에 열기가 직접 닿게 했고, 입 안에 불이 붙지 않은 숯을 넣는 행위까지 있었다. 

오후 6시 45분, 피해자가 의식을 잃었다. 그런데 일당은 바로 병원에 옮기지 않았다. 의식을 잃은 피해자의 화상 부위에 생고기를 올려놓는 기행을 벌였다. 

119에 신고한 건 2시간이나 지난 오후 9시. 구급대에는 "숯을 쏟았다"고 거짓말했다. 피해자는 다음 날 화상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숨졌다.

1심 무기징역에서 2심 징역 7년, 도대체 뭐가 달라졌나

핵심은 "살인의 고의"가 있었느냐 없었느냐, 딱 이 한 가지였다.

1심 재판부는 명확했다. “숯 같은 고온 물체를 가까이 대면 사망할 수 있다는 건 상식이고, 피해자가 풀어달라고 했는데 3시간 동안 묵살한 건 살인의 고의다.”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은 달랐다. "사망 가능성을 예견할 여지는 있었지만, 사망을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용인했다는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CCTV가 있는데 은폐하지 않았고, 심폐소생술도 시도했고, 119에도 신고했으니 계획적 살인이 아니라는 논리였다. 살인죄 대신 상해치사죄를 적용하면서 형량이 무기징역에서 징역 7년으로 떨어졌다. 

상해치사죄는 법정형이 3년 이상 유기징역이고, 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이다. 죄명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형량 차이가 이 정도다.

피해자 어머니가 가해자 선처를 탄원한 충격적인 이유

이 사건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바로 이거다. 딸을 잃은 어머니가 왜 가해자를 처벌해달라고 하지 않고 오히려 선처를 탄원했을까.

1심 재판부는 이 탄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유가 섬뜩했다. “피해자 유족은 피해자의 사망보험금 중 대다수를 심씨의 생활비로 보내는 등 정신적 지배 상태에 놓여 있다.” 

딸이 숯불에 그을려 죽었는데, 그 사망보험금을 가해자에게 보내고 있었다는 뜻이다. 40년간 이어진 가스라이팅이 피해자만 잡아먹은 게 아니라 그 가족 전체를 삼키고 있었던 거다.

그런데 2심은 이 탄원을 양형에 반영했다. 

"피해자 모친이 선처를 거듭 탄원한 점"을 고려 사유로 명시했다. 정신적 지배 아래 있는 유족의 탄원이 감형 근거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남았다.

공범 6명 전원 집행유예, 이건 어떻게 가능했나

1심에서 징역 10~25년을 선고받았던 공범들이 2심에서 전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재판부의 논리는 "오랜 기간 신앙 공동체 생활로 심씨를 맹종하고, 주체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 채 정신 치료라는 믿음으로 의식에 참여한 점을 참작했다"는 것이었다. 

피해자의 친오빠도 공범 중 하나였다. 같은 자리에 있으면서 동생을 구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찾아갔을 때 돌아온 건 욕설뿐이었다. 그도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커뮤니티 반응은 직설적이었다. “가스라이팅 당했으면 공범이 면죄되는 거냐”, “그럼 사이비 교주 밑에서 범죄 저지르면 다 감형이냐.”

이 판결이 위험한 진짜 이유

법조계에서도 논란이 있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방송에서 "상당히 특이하고 수법은 아주 잔혹하기 이루 말할 데 없는 사건"이라며 "가장 죄질이 무거운 유형의 살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 판결이 만들어낼 선례다. 

"무속적 신념으로 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살인 고의를 부정하는 근거가 된다면, 유사한 사건에서 같은 논리가 반복될 수 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무속 의식에 동의해 스스로 구조물 위에 올라간 점"까지 참작했다. 가스라이팅으로 판단력을 잃은 피해자의 행동을 "동의"로 해석한 셈이다.

검찰이 상고할지 여부는 아직 공식 발표가 없다. 하지만 1심과 2심의 판단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갈린 이상,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Q&A


Q1. 살인죄와 상해치사죄는 구체적으로 뭐가 다른 건가?

살인죄는 "죽일 의도(고의)"가 있을 때 적용되고, 법정형이 사형이나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이다. 상해치사죄는 "다치게 할 의도"는 있었지만 "죽일 의도"는 없었을 때 적용되며, 법정형이 3년 이상 유기징역이다. 이번 사건처럼 죄명 하나 바뀌면 무기징역이 징역 7년까지 떨어질 수 있다.

Q2. 피해자 어머니는 왜 가해자 편에 선 건가?

1심 재판부 판단에 따르면 피해자 유족은 심씨의 정신적 지배(가스라이팅) 상태에 놓여 있었다. 딸의 사망보험금 대다수를 심씨 생활비로 보내고 있었을 정도였다. 40년간 무속 신앙을 통한 심리적 통제가 유족까지 잠식한 것으로 보인다.

Q3. 검찰은 상고할 수 있나?

2심 판결 선고일(4월 21일)로부터 7일 이내에 상고할 수 있다. 1심과 2심 판단이 살인죄 인정 여부에서 정반대로 갈렸기 때문에 대법원 판단을 구하는 상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Q4. 공범들은 정말 집행유예로 나갈 수 있는 건가?

2심 선고 기준으로 공범 6명 전원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다만 검찰이 상고하면 대법원에서 다시 판단할 수 있고,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하면 새로운 양형이 나올 수 있다.

Q5. 무속 의식 중 사망 사건은 이번이 처음인가?

아니다. 퇴마굿을 하다 10대 소녀가 숨진 사건, 무속인 부부가 신도 자녀에게 불로 지지도록 강요한 사건 등 유사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그때마다 무속 행위에 대한 법적 규제 논의가 나왔지만 실효성 있는 제도로 이어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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