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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수술실 의료사고, 의사 두 명 다 나간 수술실 엄마는 석 달째 못 일어나고 있다

강남 수술실 의료사고 그날 12분,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나

올해 1월, 서울 강남의 한 병원. 40대 여성이 팔꿈치 수술을 받으러 두 발로 걸어 들어갔다. 중고등학생 자녀 둘을 둔 엄마였다. 팔꿈치 수술이다. 목숨을 걸 수술이 아니었다. 그런데 석 달이 지난 지금, 이 여성은 뼈만 남은 채 침대에 누워 있다. 저산소성 뇌 손상. 의식 없음.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다.

환자가 마취된 뒤 12분 만에 마취과 전문의가 수술복을 벗고 병원을 나섰다. 집도의는 아직 수술실에 들어오지도 않은 시점이었다. 마취과 전문의에게 그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은 이랬다. “보통 프리랜서들은 그런 식으로 일을 하는 게 일반적인 상황이다.”

집도의도 수술을 끝낸 뒤 나갔다. 환자가 깨지 않는 걸 확인하지 않고. 간호사가 마취과 전문의에게 두 번 전화했고, 두 번 다 "해독제 투여하라"는 지시만 내렸다. 두 번째 해독제가 들어간 지 9분 뒤, 환자는 심정지에 빠졌다.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지금 거의 뼈만 남아 있는 상태거든요. 딸들한테는 이제 엄마가 좀 돌아오기 힘들 것 같다고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팔꿈치 수술인데 전신마취를 왜 하나

많은 사람이 여기서 궁금해한다. 팔꿈치 수술에 전신마취까지 필요했냐는 거다. 결론부터 말하면, 절개가 동반되는 정형외과 수술은 환자가 움직이면 위험하기 때문에 전신마취나 깊은 수면마취를 거는 경우가 흔하다. 문제는 전신마취 자체가 아니었다. 마취를 걸어놓고 사람을 남겨둔 채 의사 두 명이 전부 나가버린 구조가 문제였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 교과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마취과 의사는 환자가 의식을 완전히 회복하거나 회복실로 이동할 때까지 곁을 지켜야 한다. 마취과 의사가 없을 때라도 마취 분야에 숙련된 의료인이 반드시 환자 옆에 있어야 한다.

이 병원에서는 둘 다 지켜지지 않았다.

프리랜서 마취과 의사, 이게 진짜 관행이라고

커뮤니티에서 의료업계 종사자라고 밝힌 한 유저가 이런 글을 남겼다. “강남에 개인병원 중 마취과 전문의 상주하는 병원 5개도 안 된다. 홈페이지에 써 있어도 대부분 구라다. 프리랜서가 왕진 가방 들고 다니면서 마취하고 봉투에 30만 원 받아가고 다음 병원으로 간다. 한 달 1500에서 2000 가져간다.”

실제로 프리랜서 마취과 의사는 하루 1~2건의 마취 업무를 맡고 건당 6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받는다는 분석이 있다. 마취만 끝내고 바로 다음 병원으로 이동하는 구조. 수술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다. 건수를 늘릴수록 수입이 늘어나니까.

이건 이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경향신문은 이미 2015년에 이렇게 보도했다. “대다수 개인병원은 프리랜서 마취과 전문의를 쓴다. 마취만 끝내고 다른 병원으로 이동하면 응급상황 발생 시 속수무책이다.”

10년 전 보도인데 달라진 게 없다. 그때도 프리랜서였고, 지금도 프리랜서다. 그리고 사람이 식물인간이 됐다.

 

수술실 CCTV 달아놨는데 왜 촬영률이 4%밖에 안 되나

2023년 9월부터 전신마취 수술을 하는 의료기관은 수술실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전국 2682개 대상 기관 중 99.8%가 설치를 완료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잘 작동하는 것 같다.

그런데 실제 촬영률은 전체 수술 310만 건 중 4%인 12만 건에 불과했다. 환자가 직접 촬영 요청서를 제출해야 녹화가 시작되는 구조 때문이다. 환자 대부분은 촬영을 요청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다. 알더라도 의사한테 "수술 찍어주세요"라고 말하는 게 쉬운 일인가. "괜히 의사 기분 상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앞선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촬영은 기본으로 하고, 환자가 거부할 때만 안 찍는 '거부주의’로 바꿔야 한다.” CCTV는 달았는데 켜지지 않는다. 자물쇠 달린 문에 열쇠를 환자한테 쥐어준 꼴이다.

이틀 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터졌다

4월 25일, 그러니까 이 보도가 나오기 이틀 전에도 거의 똑같은 사건이 보도됐다. 서울 천호동 성형외과에서 50대 여성이 눈 수술(상하안검 수술)을 받다 심정지에 빠졌다. 

수면마취 후 3시간이 지났을 때 환자 배가 움직임을 멈췄다. 15분이 지나서야 알람이 울렸다. 의사는 직접 가슴압박을 하지 않았다. 

다른 의사가 와서 가슴압박을 시작한 건 알람이 울린 지 5분 뒤였다. 골든타임 4분을 넘긴 뒤. 환자는 40일 만에 숨졌다.

패턴이 같다. 마취 후 감시 소홀, 이상 징후 늦은 발견, 늦은 응급조치, 저산소성 뇌 손상.

의사가 수술 중 나가도 처벌이 안 되나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이다. “저래봐야 면허 취소도 안 되겠지.” 실제로 의료사고로 인한 의사 기소는 연평균 34건 수준이다. 면허 취소는 최근 5년간 137건. 1년에 27건꼴이다. 의사 면허가 14만 개 이상인 것을 생각하면, 0.02%도 안 되는 수치다.

업무상 과실치사상으로 유죄가 확정되어도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면허가 영구 취소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커뮤니티에서 올라온 댓글 하나가 이 상황을 정확하게 찔렀다. “이게 처음이겠어? 매번 저러다가 이번에 터진 거고.”

그래서 환자는

이 글은 누군가의 편을 들기 위한 글이 아니다. 팩트만 놓고 보자. 마취과 전문의 상주 여부는 병원 홈페이지에 적혀 있어도 확인이 어렵다. 수술실 CCTV 촬영은 환자가 직접 요청해야 한다. 사고가 나도 의사 처벌은 솜방망이다. 프리랜서 마취과 시스템은 10년 넘게 바뀌지 않았다.

남편은 "의료진의 무책임한 행동이 한 가정을 사지로 내몰았다"고 했다. 집도의와 마취과 전문의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병원은 "확인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는 석 달째 눈을 뜨지 못하고 있다.

수술 전에 물어보자. “마취과 선생님 상주하시나요, 프리랜서인가요?” 그리고 수술실 CCTV 촬영 요청서를 내자. 이걸 물어보는 게 의사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인가, 내 가족 목숨을 지키는 일인가. 판단은 각자 몫이다.

Q&A


Q1. 프리랜서 마취과 의사인지 어떻게 확인하나?

수술 전 병원에 직접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는지, 수술 시작부터 환자가 깨어날 때까지 함께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 홈페이지 표기만으로는 확인이 안 된다.

Q2. 수술실 CCTV 촬영 요청은 어떻게 하나?

수술 전 병원에 "수술 장면 촬영 요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환자 본인 또는 보호자가 신청할 수 있다. 따로 요청하지 않으면 CCTV가 설치되어 있어도 녹화가 안 된다.

Q3. 전신마취가 아닌 부분마취로 할 수는 없나?

수술 부위와 범위에 따라 다르다. 절개가 크거나 환자가 움직이면 위험한 수술은 전신마취가 필수적이다. 마취 방식은 수술 전 담당의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Q4. 수술 중 의료사고가 나면 보상은 어떻게 받나?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과실 입증 책임이 환자 측에 있어서 수술실 CCTV 영상이 핵심 증거가 된다.

Q5. 개인병원 말고 대학병원에서 수술하면 안전한가?

대학병원은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응급 대응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다만 대학병원도 전공의 부족 등의 문제가 있으므로 수술 전 마취 관리 체계를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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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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