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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멕시코 공연 경제효과 1557억, 대통령이 직접 편지 쓴 이유

 

티켓 15만 장, 그런데 사고 싶었던 사람은 100만 명

이야기는 1월 24일에 시작됐다. 멕시코시티 GNP 세구로스 스타디움, 5만~6만 석짜리 공연장 3회 분량의 티켓이 풀렸다. 37분 만에 전석 매진. 티켓마스터는 "멕시코 공연 역사상 가장 치열한 티켓 전쟁"이라고 발표했다.

수치를 좀 더 뜯어보면 이게 얼마나 비정상적인 상황이었는지 감이 온다. 가상 대기열에 접속한 인원이 110만 명이었다. 팔린 티켓은 15만 장. 나머지 95만 명은 빈손으로 돌아간 거다. 전 세계 1,3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이 티켓을 검색했고, 페루 리마, 칠레 산티아고, 콜롬비아 보고타에서도 수요가 몰렸다.


37분이라는 숫자가 만든 파장은 티켓 판매로 끝나지 않았다. 이틀 뒤, 나라의 대통령이 움직였다.

대통령이 왜 한국 대통령한테 편지를 썼나

1월 26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정례 기자회견에서 직접 말했다. “티켓 15만 장이 팔렸지만, 자리를 구하고 싶었던 이들은 100만 명 이상이다.” 그리고 이 말을 덧붙였다. “한국 대통령에게 BTS를 더 자주 오게 해달라는 정중한 외교적 요청을 했다.”

처음에는 "총리에게 보냈다"고 했다가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정정하는 장면까지 있었다. 기자회견장에서 K-pop 그룹 추가 공연을 외교 의제로 꺼낸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었다. 

  방시혁 구속영장 신청, 하이브 상장 뒤에 숨겨진 1900억 — BTS 소속사 하이브의 다른 얼굴이 궁금하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된다.

한 달 뒤인 2월 20일, 셰인바움 대통령은 틱톡에 2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받은 답장을 직접 읽었다. “대중문화 활동은 민간 주도로 이뤄지기 때문에 정부 관여는 제한적일 수 있으나, 향후 해당 분야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기대한다.” 외교적 수사지만 핵심은 간단하다. 소속사에 전달은 했는데, 정부가 억지로 시킬 수는 없다는 뜻이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 영상 끝에 BTS 콘서트 실황을 붙이면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이제 우리 함께 좋은 뉴스를 기다려보자.”


보이밴드 때문에 양국 정상이 서한을 주고받은 거다. 이건 K-pop 역사에서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왜 하필 멕시코였나, 숫자가 말해주는 것


이게 단순히 "팬이 많아서"로 설명되지 않는다. 멕시코시티는 스포티파이 기준 전 세계에서 BTS 음악을 가장 많이 듣는 도시다. 서울이 아니다. 자카르타도 아니다. 멕시코시티가 1위다. 월간 청취자만 70만 명이 넘는다.

이 수치가 뜬금없이 나온 게 아니다. BTS가 멕시코에서 완전체로 단독 콘서트를 연 건 2015년이 마지막이었다. 10년 10개월 동안 못 갔다. 그 사이에 BTS는 빌보드 1위를 찍고, 유엔에서 연설하고, 군대를 갔다 왔다. 멕시코 팬들은 그 시간 동안 음악만 들으면서 기다린 거다. 스트리밍 숫자는 거짓말을 못 한다.

4월에는 더 노골적인 증거가 나왔다.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BTS 콘서트 생중계 영상이 멕시코 영화관에 걸렸다. 새벽 시간대였는데도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 매진. 

16만 7,000명이 관람했고, 매출 4,810만 페소, 약 41억 원을 기록했다. 이게 멕시코 주말 박스오피스 2위였다. 로버트 패틴슨 주연 영화보다, 라이언 고슬링 주연 영화보다 높았다. 그리고 미국 매출보다 많았다. 영화 시장 규모가 미국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대통령궁 발코니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5월 6일, 공연 하루 전이었다. BTS 7명이 멕시코 대통령궁 국립궁전을 방문했다. 셰인바움 대통령과 약 40분간 환담했다. 여기까지는 외교 의전이라 치자.

그 다음이 진짜였다. 대통령궁 측면 발코니가 열렸다. 이 발코니는 원래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같은 국가 행사 때만 시민들 앞에 나서는 장소다. 국제적인 뮤지션이 현직 대통령과 함께 이 발코니에 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BTS가 모습을 드러내자 소칼로 광장에 모인 5만 명이 동시에 터졌다. 함성이 아니라 울음이 섞인 소리였다. 공연도 아니고, 무대도 아니고, 노래를 한 곡도 안 했는데 그냥 얼굴만 보고 5만 명이 운 거다. RM이 스페인어로 "우리는 BTS입니다"라고 말했고, 팬들은 아리랑을 떼창했다. 멕시코 한복판에서 한국 민요가 울려 퍼진 거다.

태국 일간지 더 네이션은 이 장면을 1964년 비틀스가 뉴질랜드 웰링턴 호텔 발코니에 나타났을 때, 그리고 1990년대 마이클 잭슨이 전 세계 투어 중 호텔 발코니에서 팬들에게 손을 흔들던 순간에 비유했다. LA타임즈는 "보이밴드가 국제 외교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일은 흔치 않다"고 썼다.

3일간 15만 명이 만든 1,557억 원


5월 7일, 9일, 10일. 사흘간 에스타디오 GNP 세구로스에서 콘서트가 열렸다. 총 관객 약 15만 명.

첫날 공연은 "Hooligan"으로 시작됐다. 제이홉은 공연 전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멕시코 밴드 푸에르사 레히다 노래를 트는 영상을 올렸다. 멕시코 팬들 반응은 "오비, 형, 너 이미 멕시코 사람이야"였다. 

동남아 SEAbling 불매 사태, 왜 이런 상황이 온 것인가 — K-pop과 외교가 만나는 또 다른 사건의 전말이 궁금하다면 참고할 만하다.

뷔는 스페인어로 직접 말했다. “멕시코 아미가 너무 그리웠어요. 당신들은 제 인생의 이유이고, 제 전부입니다.” 지민은 폰에 적어온 스페인어를 읽었다. “우리 노래 많이 듣지? 진심으로 감사해. 여기가 이렇게 대단한 줄 몰랐어.” 정국은 "첫날 밤이다. 제대로 만들자"라고 했다.

"Airplane pt.2"에서 "We goin’ from Mexico City"라는 가사가 나오자 경기장이 흔들렸다. “Aliens” 무대에서는 멕시코 전통 프로레슬링 루차 리브레 마스크를 쓴 댄서들이 등장했고, 뷔가 “IDOL” 공연 중 멕시코 간식 반데리야를 먹는 장면은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퍼졌다.

서프라이즈 곡으로는 첫날 "Boy In Luv"와 "So What"이 나왔고, 둘째 날에는 "We Are Bulletproof pt.2"가 터졌다. 초창기 곡들이었다. 10년 전부터 기다린 팬들한테 이건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너희를 기억하고 있었다"는 메시지였다.


공연장 밖에서도 약 3만 5,000명이 모였다. 티켓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인근 도로가 일시 통제됐고, 담장 너머로 들리는 음악과 불꽃놀이에 맞춰 2시간 넘게 노래를 불렀다. 응원봉이 공연장 밖에서도 동기화됐다.

멕시코시티 상공회의소가 추산한 이 3회 공연의 경제 효과는 약 1억 750만 달러, 한화 1,557억 원이었다. 숙박 부문에서만 약 246억 원이 발생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4회 vs BTS 3회, 숫자가 뒤집혔다

이 1,557억 원이라는 숫자가 왜 의미 있느냐. 같은 공연장에서 2023년 테일러 스위프트가 4회 공연을 했다. 그때 멕시코시티 상공회의소가 산정한 경제 효과는 약 5,880만 달러였다.

BTS는 3회로 1억 750만 달러를 찍었다. 테일러 스위프트 4회 기록을 83% 넘어선 거다. 공연 횟수는 적고 경제 효과는 더 컸다.

IBK투자증권은 BTS 월드투어 ‘아리랑’ 전체 수익이 약 18억 달러, 한화 2조 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이걸 두고 "테일러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 콜드플레이의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투어에 근접하거나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BTS노믹스라는 단어가 테일러노믹스 옆에 나란히 놓이기 시작한 거다.

37분 매진에서 대통령 서한까지

처음으로 돌아가보면 일이 이렇게 흘러갔다.

스포티파이에서 멕시코시티가 BTS 스트리밍 세계 1위 도시가 됐다. 10년 10개월 동안 콘서트가 없었으니 수요는 쌓일 대로 쌓였다. 티켓이 풀리자 37분 만에 증발했다. 

100만 명이 대기열에 몰렸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암표가 정가의 5~6배에 돌았고, 연방소비자원이 티켓마스터 조사에 나섰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이걸 "역사적"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한국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가 오간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 고양 콘서트 생중계가 멕시코 박스오피스 2위를 찍었다. 새벽 시간 상영이었는데도. 

그리고 5월, 드디어 BTS가 멕시코에 왔을 때, 대통령이 국가 행사용 발코니를 열었다. 5만 명이 광장에서 아리랑을 불렀다. 3회 공연에 15만 명이 들어갔고, 밖에 3만 5,000명이 더 모였다.

이건 팬덤의 크기가 아니라 10년이라는 시간이 만든 압력이다. 그 압력이 티켓 판매를 넘어서 외교 서한으로, 박스오피스 기록으로, 대통령궁 발코니까지 밀어올린 거다.

RM은 마지막 밤에 이렇게 말했다. “멕시코 아미는 항상 가장 열정적이다. 덕분에 오늘 정말 행복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발코니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이미 BTS에게 내년에도 다시 와야 한다고 말했다.”

BTS는 이제 스탠퍼드로 이동한다. 5월 16~17일, 19일 공연이 잡혀 있다. 산타클라라밸리교통국이 이미 콘서트 관객용 특별 버스 노선 운행 계획을 발표했다. 밴드가 도착하기도 전에 도시 인프라가 먼저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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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Q1. BTS 멕시코 공연은 언제, 어디서 열렸나?
2026년 5월 7일, 9일, 10일 사흘간 멕시코시티 에스타디오 GNP 세구로스에서 열렸다. 3회 공연 총 관객 약 15만 명이었고, 티켓은 1월 24일 오픈 37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Q2. 멕시코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한테 편지를 보낸 이유는?
15만 장 티켓에 100만 명이 몰리면서 대부분 구매 실패했고, 셰인바움 대통령이 "BTS 멕시코 추가 공연을 배정해달라"는 외교 서한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간 주도 영역이라 정부 관여는 제한적이나 소속사에 전달했다"고 답했다.

Q3. 경제 효과가 테일러 스위프트를 넘었다는 게 사실인가?
멕시코시티 상공회의소 기준으로, 테일러 스위프트 2023년 4회 공연 경제 효과는 약 5,880만 달러였고, BTS 2026년 3회 공연은 약 1억 750만 달러로 추산됐다. 회차가 적은데 경제 효과는 83% 높았다.

Q4. BTS가 대통령궁 발코니에 선 건 왜 특별한가?
멕시코 대통령궁 발코니는 독립기념일 등 국가 행사 때만 대통령이 시민에게 인사하는 상징적 장소다. 국제적인 뮤지션이 현직 대통령과 함께 이 발코니에 선 것은 역사상 처음이었다.

Q5. BTS 월드투어 전체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34개 도시 85회 공연, 2027년 3월 마닐라에서 종료 예정이다. IBK투자증권은 총 수익을 약 18억 달러(2조 7,000억 원)로 전망했으며, 로이터통신은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에 필적하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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