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세계 헤비급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은 프리넙 없이 배우 로빈 기븐스와 결혼했다. 8개월 뒤 기븐스는 TV에서 남편의 폭력을 폭로하고 이혼을 신청했다. 타이슨은 이혼 과정에서 기븐스가 무명배우 브래드 피트와 침대에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기븐스는 차 안에 함께 있었던 것만 인정하고 침대 이야기는 전면 부인했다. 피트는 침묵했다. 각자의 이해관계를 보면 타이슨은 피해자 프레임이 필요했고, 기븐스는 외도 프레임을 막아야 했으며, 피트에게는 침묵이 최선이었다. 완전한 피해자도 가해자도 없다.
이 둘은 왜 만났는가
1987년, 마이크 타이슨은 21살이었다. 토니 터커를 꺾고 세계 헤비급 통합 챔피언이 된 직후였다. 당시 자산이 이미 약 5천만 달러(한화 약 650억 원)에 달했다. 반면 브루클린 빈민가 출신으로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한 젊은 남자였다.
로빈 기븐스는 23살이었다. 15세에 명문 사라 로렌스 대학에 입학해 19세에 졸업한 수재였고, ABC 시트콤 "Head of the Class"에 고정 출연 중인 배우였다. 기븐스는 타이슨을 만나기 전에 에디 머피, 마이클 조던과 교제한 경력이 있었다.
왜 기븐스는 왜 자신과 배경이 전혀 다른 타이슨과 결혼했을까.
기븐스의 어머니 루스 로퍼는 뉴욕 증권사에 자산 관리 시스템을 납품하는 사업가였다. Essence 인터뷰에 따르면, 루스 로퍼는 딸의 인생에 깊이 관여하는 사람이었다. 타이슨과 교제가 시작된 후 기븐스와 루스 로퍼는 타이슨의 저택에 함께 입주했다는 보도가 여러 매체에 실렸다.
1988년 2월 7일, 두 사람은 결혼했다. 혼전 재산 분할 계약(프리넙)은 없었다.
타이슨은 바바라 월터스와의 인터뷰에서 "결혼하는 사람을 신뢰해야 한다. 프리넙을 어떻게 요구하겠느냐"고 말했다. 당시 타이슨의 자산은 약 5천만 달러였다. 프리넙이 없으면 캘리포니아 주법상 결혼 기간 중 형성된 재산은 절반씩 나눠야 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교제 시작부터 어머니와 함께 입주, 프리넙 없는 결혼까지, 돈에 접근하는 경로가 단계적으로 열렸다.
기븐스가 진심으로 사랑해서 결혼한 것인지, 아니면 타이슨의 자산이 목표였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행동의 순서가 "자산 접근"에 유리한 방향으로 일관되게 진행되었다는 점은 사실이다.
결혼 8개월 만에 이혼을 택한 이유가 이상하다
결혼 직후 기븐스는 임신 사실을 발표했다. 그런데 1988년 6월에 유산했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기븐스의 담당 의사가 유산 사실을 확인했지만, 타이슨 측 주변인들이 제기한 "임신 자체가 거짓이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타이슨은 이후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기븐스가 임신을 가장해서 결혼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1988년 9월, 결혼 7개월 만에 기븐스와 타이슨은 ABC 방송의 바바라 월터스 인터뷰에 함께 출연했다. 이 인터뷰에서 기븐스는 타이슨 옆에 앉아서 이렇게 말했다. “마이클은 나를 밀치고, 흔들고, 주먹을 휘두른다. 무섭다. 마이클은 조울증 환자다.”
타이슨은 옆에서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 이 장면은 미국 TV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인터뷰 중 하나가 되었다.
남편의 폭력이 무서웠다면 왜 전국 방송에 남편과 나란히 앉아서 폭로했을까. 경찰에 신고하거나 변호사를 통해 이혼 절차를 밟는 것이 일반적인 선택이다.
그런데 기븐스는 수천만 명이 보는 TV 앞에서 남편을 "조울증 환자"라고 불렀다.
이 인터뷰 이후 타이슨의 공적 이미지는 크게 무너졌다. 그리고 인터뷰 2주 뒤인 1988년 10월, 기븐스는 캘리포니아에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캘리포니아는 부부 재산을 반반으로 나누는 주다.
타이슨 측은 뉴저지에서 혼인 무효 소송을 따로 냈다. 뉴저지는 재산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분배하는 주여서, 기븐스에게 돌아가는 몫이 줄어들 수 있었다.
그런데 며칠 뒤 갑자기 흐름이 바뀌었다.
워싱턴포스트 1988년 10월 20일자 기사에 따르면, 기븐스의 변호사 라울 펠더는 "기븐스가 타이슨의 모든 재산과 자산에 대한 청구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기븐스 본인은 "나는 돈 때문에 마이클과 결혼한 적 없다. 따라서 이것은 아무런 손해가 아니다"라는 성명을 냈다.
타이슨 측 변호사 하워드 와이츠만은 "녹아웃이다. 그녀는 자신이 받을 자격이 없는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라고 말했고, 동시에 기븐스가 법정에서 "자기에게 불리한 여러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기븐스는 재산 청구를 포기했다. 표면적으로는 "돈이 목적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포기한 진짜 이유가 "돈이 필요 없어서"인지, "법정에서 불리한 것이 나올까 봐"인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이혼은 1989년 2월 14일(발렌타인데이)에 확정되었다. 기븐스가 위자료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상반된 주장이 있다. "약 1천만 달러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당시 언론에 돌았다.
기븐스 본인은 2007년 Essence 인터뷰에서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의 당시 보도에서도 기븐스 측 변호사는 모든 재산 청구를 포기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므로, "한 푼도 받지 않았다"는 기븐스의 주장이 당시 공개된 기록과는 일치한다. 다만 비공식적으로 합의금이 오갔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런데 이혼이 확정된 지 한 달도 안 돼서 기븐스는 타이슨을 상대로 1억 2,500만 달러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냈다.
워싱턴포스트가 이를 보도했고, 이 소송은 얼마 뒤 취하되었다. "한 푼도 필요 없다"고 선언한 사람이 곧바로 1억 2,500만 달러를 청구하는 행동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브래드 피트는 어떻게 끼어들었는가
1989년, 브래드 피트는 25살의 무명 배우였다. IMDb 기록에 따르면, 피트의 첫 극장 개봉 영화는 1989년 공포 영화 "Cutting Class"였다. 아직 자기 차도 없었다고 타이슨이 후에 증언했다.
피트는 기븐스가 출연하던 시트콤 "Head of the Class"에 게스트로 출연한 적이 있다. Apple TV 에피소드 정보에 따르면, 이 에피소드 제목은 "Partners"이고 1989년 1월 25일에 방영되었다. 피트와 기븐스는 이 촬영을 계기로 만났다.
타이슨은 2013년 자서전 "Undisputed Truth"에서 이런 이야기를 썼다. 이혼 절차가 진행 중이던
1989년, 기븐스의 집에 찾아갔더니 자신이 사준 BMW를 타고 기븐스가 누군가와 함께 돌아왔다. 처음에는 “Head of the Class” 출연진 중 한 명인 줄 알았다. 그런데 브래드 피트였다. 타이슨은 "그때 그 녀석은 아직 브래드 피트가 아니었다. 누군지도 몰랐다. 차도 없는 녀석이었다"고 했다.
타이슨은 더 나아가 기븐스와 피트를 침대에서 함께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그 녀석 얼굴을 봤어야 했다. 마지막 기도를 올리기 직전의 표정이었다"고 자서전에 썼다. 인터뷰에서는 피트가 "때리지 마, 때리지 마"라고 애원했다고도 말했다.
기븐스는 2019년 "Watch What Happens Live with Andy Cohen"에 출연해서 이 주장에 직접 반박했다. People 보도에 따르면 기븐스는 이렇게 말했다. “피트와 차 안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시사회 같은 곳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런데 침대에서 잡혔다는 이야기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 단 한 번도 없었다.” 피트가 "때리지 마"라고 애원했다는 것도 부인하며 "그게 브래드 같은 사람이냐. 브래드는 꽤 당당한 사람인데"라고 말했다.
세 사람의 말이 왜 다른가
여기서 멈추고, 각자의 욕구를 기준으로 의심해 본다.
타이슨 입장에서 보자. 타이슨은 이혼 후 자신이 "당한 남자"라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해왔다. 기븐스가 돈을 노렸고, 자기를 이용했고, 외도까지 했다는 구도가 완성되어야 타이슨은 피해자가 된다.
브래드 피트 이야기는 이 구도를 완성하는 핵심 장치다. "아내가 무명 배우와 바람을 피웠다"는 이야기는 대중의 동정을 사기에 효과적이다. 게다가 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타이슨은 방송과 인터뷰에서 관심을 받았다.
자서전 "Undisputed Truth"는 이 이야기로 홍보 효과를 얻었다. 타이슨에게 이 이야기는 반복할수록 이득이 되는 콘텐츠다.
기븐스 입장에서 보자.
기븐스는 "침대에서 잡혔다"는 부분만 부인했다. 피트와 차를 타고 돌아온 것은 인정했다. 이혼 절차 중이었으니 누구를 만나든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 기븐스가 부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혼 상태에서의 외도로 비치면 "폭력 남편을 떠난 피해자"라는 자기 서사가 무너진다. 기븐스에게는 "침대 이야기는 거짓"이어야 유리하다.
피트 입장에서 보자. 피트는 이 일에 대해 공식적으로 한마디도 한 적이 없다. People 보도에 따르면, People이 피트 측에 코멘트를 요청했지만 답이 없었다.
피트에게는 침묵이 가장 유리한 선택이다. 인정하면 타이슨의 아내와 잤다는 이야기가 되고, 부인하면 타이슨과 공개적으로 대립하게 된다. 아무 말도 안 하는 것이 리스크가 가장 적다.
이 이야기에서 진짜 의심해야 할 것
돌아가서, 이 삼각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누가 누구와 잤느냐"가 아니다.
핵심은 이것이다. 21살의 세계 챔피언이 왜 아무런 재산 보호 장치 없이 결혼했는가. 그 주변에 이를 막을 사람은 없었는가.
1988년 당시 타이슨의 매니저는 빌 케이튼이었다. 그런데 타이슨은 기븐스, 루스 로퍼, 그리고 프로모터 돈 킹의 영향 아래 빌 케이튼과의 계약을 깨려고 소송을 냈다.
LA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빌 케이튼은 돈 킹이 자기 매니저 계약을 훼방 놓았다고 비난했다. 타이슨의 돈을 둘러싸고 여러 사람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기븐스와 루스 로퍼는 타이슨의 재정을 관리하려 했다는 보도가 여러 건 있다. 타이슨 자서전과 다수의 보도에 따르면, 기븐스와 루스 로퍼는 타이슨의 매니저를 교체하고 재정 운영에 관여하려 했다. 한편 돈 킹은 타이슨의 프로모터로서 타이슨의 경기 수입에서 거대한 수수료를 가져가는 위치에 있었다.
정리하면 이렇다.
타이슨이라는 한 사람의 돈을 놓고 아내와 장모, 기존 매니저, 새 프로모터가 각각 자기 몫을 확보하려 경쟁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21살의 타이슨은 누구를 믿어야 할지 판단할 능력이 부족했다. 프리넙도 없었고, 재정 통제권도 스스로 쥐고 있지 않았다.
브래드 피트는 이 구도에서 부수적인 인물이다. 피트가 기븐스를 만난 것은 사실이다. 잠자리를 같이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피트가 기븐스를 만났을 때 피트에게는 돈도 명성도 없었다는 점이다. 기븐스 입장에서 피트는 자산적 가치가 없는 상대였다.
만약 기븐스가 순전히 돈만 보고 움직이는 사람이었다면, 무명 배우를 만날 이유가 없다. 이 부분은 기븐스가 단순한 "돈만 노린 사람"이라는 프레임에 균열을 만든다.
반대로, 타이슨이 순수한 피해자였는지도 의심해야 한다.
기븐스는 타이슨의 폭력을 주장했고, 바바라 월터스 인터뷰 이틀 뒤 경찰이 출동해서 타이슨이 가구를 창밖으로 집어던지는 현장을 확인했다는 보도가 워싱턴포스트에 실렸다. 타이슨 본인도 자서전에서 자신의 폭력적 행동을 인정한 부분이 있다.
결론적으로 이 이야기에서 완전한 피해자도, 완전한 가해자도 없다.
타이슨은 돈과 명성을 가졌지만 그것을 지킬 판단력이 없었고, 기븐스는 그 돈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를 빠르게 확보했지만 폭력에 노출되기도 했다.
브래드 피트는 그 사이에 끼어든 무명의 청년이었고, 이후 세계적인 스타가 되면서 이 이야기의 가치도 덩달아 올라갔다. 타이슨이 이 이야기를 30년 넘게 반복하는 이유는, 피트가 유명해질수록 이 일화의 관심도와 콘텐츠 가치가 함께 올라가기 때문이다.
사람은 욕구를 위해 행동한다. 이 사건에서 각자의 행동을 따라가면, 각자가 무엇을 원했는지가 보인다. 그리고 그 욕구를 기준으로 보면, 누구의 말을 얼마나 믿어야 하는지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Q&A
Q1. 마이크 타이슨과 로빈 기븐스는 언제 결혼하고 이혼했나요?
1988년 2월 7일에 결혼했고, 1989년 2월 14일에 이혼이 확정되었습니다. 결혼 생활은 약 1년이었습니다.
Q2. 로빈 기븐스는 이혼 위자료를 받았나요?
기븐스 본인은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워싱턴포스트 보도에서도 기븐스 측 변호사가 모든 재산 청구를 공식 포기했다고 발표한 기록이 있습니다. 반면 "약 1천만 달러를 받았다"는 소문도 당시부터 돌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공식 기록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Q3. 브래드 피트와 로빈 기븐스는 실제로 사귀었나요?
기븐스 본인이 Essence 인터뷰에서 "이혼 직후 브래드 피트와 잠시 만났다"고 인정한 바 있습니다. 다만 결혼 중 외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타이슨과 기븐스의 주장이 상반됩니다.
Q4. 타이슨이 피트와 기븐스를 침대에서 발견했다는 것은 사실인가요?
타이슨이 자서전과 인터뷰에서 반복적으로 주장한 내용이지만, 기븐스는 이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제3자의 목격이나 물증은 공개된 바 없습니다.
Q5. 마이크 타이슨의 재산은 이혼 때문에 줄어든 건가요?
타이슨의 재산은 이혼 후에도 계속 증가해서 최고 약 3억 달러까지 올랐고, 실제 파산은 2003년에 이루어졌습니다. 파산의 주된 원인은 타이슨 본인의 과도한 소비 습관이었다고 본인이 인정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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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븐스 “한 푼도 안 받았다” 인터뷰 전문 - Essence, 기븐스가 결혼과 이혼 전 과정을 직접 설명한 장문 인터뷰. 기븐스 시점을 이해하는 데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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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븐스, 피트 외도 전면 부인 기사 - People, 기븐스가 Andy Cohen 쇼에서 타이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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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기븐스 재산 청구 포기 보도 - Washington Post, 1988년 당시 기븐스와 타이슨 양측 변호사의 공식 발언이 그대로 실린 1차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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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슨, 피트 목격 에피소드 상세 인터뷰 - Yahoo Entertainment, 타이슨이 Theo Von 팟캐스트에서 한 말을 정리한 기사. 타이슨 시점의 상세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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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기븐스 1억 2,500만 달러 명예훼손 소송 보도 - Washington Post, "한 푼도 필요 없다"고 한 직후 거액 소송을 낸 모순을 확인할 수 있는 원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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